14 10월 2025

AI는 고공행진, 제조업은 추락… 양극화되는 미국 경제의 현실

미국의 미래를 이끌 것으로 기대됐던 두 핵심 산업, 인공지능(AI)과 제조업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습니다. AI 산업은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는 반면, 전통 제조업은 깊은 침체의 늪에 빠지면서 미국 경제의 중심부에 균열이 생기고 있습니다.

AI와 제조업의 엇갈린 운명

미국의 미래를 책임질 핵심 동력으로 꼽혔던 인공지능(AI)과 제조업이 서로 다른 길을 걷고 있습니다. 역대 행정부들은 두 산업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AI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기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고 공언했으며, 수십 년간 이어진 제조업의 쇠퇴를 막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았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AI 산업은 올해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한 반면, 제조업은 더욱 깊은 침체에 빠졌습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마크 무로 선임 연구원은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분야는 광적으로 가속화되고 있지만, 제조업은 제자리걸음이거나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며 “AI 붐이 경제의 다른 취약한 부분들을 가리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제조업을 보호하기 위해 광범위한 관세를 도입했으며, 바이든 행정부 역시 반도체 및 기타 프로젝트에 수십억 달러를 투입했습니다. 그러나 미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제조업 일자리는 올해 들어서만 3만 8천 개가 감소했으며, 1979년 1950만 명으로 정점을 찍었던 제조업 고용 인원은 현재 1300만 명 미만으로 쪼그라들었습니다.

AI 붐의 그림자와 제조업의 현실

제조업 침체와 대조적으로, AI 분야는 전례 없는 투자 붐을 맞으며 관련 기술 기업들의 가치를 수조 달러 규모로 끌어올렸습니다. AI가 비즈니스 세계를 어떻게 변화시킬지에 대한 기대감은 마이크로칩, 냉각 시스템, 데이터 센터 및 전력 인프라에 대한 막대한 수요를 창출했습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AI 붐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AI를 구동하는 데이터 센터는 운영에 비교적 적은 인력만을 필요로 하므로, 과대광고가 가라앉으면 기대만큼의 고용 창출이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또한, AI 버블이 붕괴될 경우 이미 취약한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두려움도 존재합니다.

S&P 글로벌의 수석 비즈니스 이코노미스트인 크리스 윌리엄슨은 최근 제조업 생산량 증가는 관세 발효 전에 원자재를 사들인 기업들이 재고를 소진하는 ‘관세 선취매’ 효과일 뿐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제너럴 모터스(GM), 캐터필러 등 미국 주요 제조업체들은 관세로 인해 수십억 달러의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국가 안보를 위한 전략적 투자 선언

이러한 경제적 양극화와 제조업 기반 약화에 대한 우려 속에서, 미국 금융계를 대표하는 JP모건이 국가 안보와 패권 유지를 위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은 “미국이 국가 안보에 필수적인 핵심 광물, 제품, 제조 역량을 신뢰할 수 없는 공급원에 지나치게 의존해왔다는 사실이 고통스러울 정도로 명백해졌다”고 말하며, 은행 자체 자본 100억 달러를 포함한 ‘안보 및 회복력 이니셔티브’ 프로그램을 공개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경제 성장을 넘어, 미국의 지정학적 입지와 공급망 안정을 강화하려는 전략적 움직임으로 해석됩니다.

JP모건이 선정한 4대 핵심 투자 분야

다이먼 회장이 미국의 패권 유지를 위해 강조한 4대 핵심 산업 분야와 구체적인 투자 프로젝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방위 및 항공우주 (Defense and aerospace)

    • 지휘통제 기술, 우주 발사체, 무인 시스템, 미사일 및 극초음속 무기, 6G, 보안 통신 등

  2. 첨단 기술 (“Frontier” technologies)

    • 사이버 보안, 양자 컴퓨팅, 인공지능, 엣지 컴퓨팅, 센서 하드웨어 등

  3. 에너지 기술 (Energy technology)

    • 원자력 에너지, 전력망 복원력, 분산 에너지, 배터리 저장, 태양광 공급망 등

  4. 공급망 및 첨단 제조 (Supply chain and advanced manufacturing)

    • 첨단 벌크 자재, 나노 소재 및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핵심 광물 채굴 및 가공, 조선, 자율 이동 로봇 등

다이먼 회장은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미국이 다시 한번 힘을 합쳐 이 거대한 도전에 맞서야 한다”며 “지금 바로 행동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투자자들은 JP모건이 집중하는 이러한 분야를 추적하기 위해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주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방위 산업은 iShares U.S. Aerospace & Defense ETF (ITA), 첨단 기술은 Roundhill Generative AI & Technology ETF (CHAT) 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