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다가오면 미국 전역의 뒷마당 그릴이 뜨겁게 달아오른다. 흥미로운 건, 오랫동안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이 공간의 풍경이 꽤나 달라졌다는 점이다. 더 많은 홈 쿡들이 야외로 나와 바비큐에 새로운 에너지와 창의성, 그리고 자신감을 불어넣고 있다. 핏마스터(Pitmaster) 에리카 로비(Erica Roby)는 이 변화의 최전선에 서 있는 인물이다. 그녀는 실용적인 교육과 접근하기 쉬운 기술을 통해 새로운 세대의 그릴러들에게 불을 지폈다.
‘Beef. It’s What’s For Dinner.’ 브랜드가 주최한 전국적인 ‘Girls Who Grill’ 캠페인의 호스트로서, 로비는 여성 인플루언서들에게 직화로 요리하는 법을 가르치며 그들이 그릴 앞에 당당히 설 수 있도록 이끌었다. 이 흐름은 지금도 계속되어 현재 전국 20개 주에서 관련 이벤트가 열리고 있으며, 로비가 참여하는 전국 위성 미디어 투어도 진행 중이다. 로비의 철학은 명확하고 단단하다. “바비큐는 모두를 위한 것이며, 그릴은 자신감을 키우기 가장 좋은 장소”라는 것. 열을 이해하고 제대로 된 고기 부위를 고를 줄 안다면 매번 엄청난 결과물을 낼 수 있다는 게 그녀의 설명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그녀가 제안한 세 가지 레시피는 누구라도 그릴 앞에서 프로가 된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먼저 동아프리카의 풍미에서 영감을 받은 아바바 스트리트 비프 볼(Ababa Street Beef Bowls)이 있다. 부드러운 립아이를 베르베르 스파이스, 마늘, 생강, 상큼한 레몬과 함께 빠르게 구워낸 뒤 불맛을 입힌 피망, 양파, 토마토와 밥 위에 얹어 먹는 식이다. 취향에 따라 플랭크 스테이크나 다진 소고기를 써도 무방하다. 두 번째는 케이준 스타일의 루이지애나 원 팬 비프(Louisiana One Pan Beef)다. 립아이, 붉은 감자, 옥수수 등을 훈제 파프리카가루와 허브에 버무려 굽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져도 당황할 필요가 없다. 오븐에 넣고 구워도 걸프 코스트의 맛을 완벽하게 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더운 날에 제격인 서머 비프 컵(Summer Beef Cups)은 펠릿 그릴에 마늘, 생강과 함께 구운 다진 소고기를 아삭한 양상추에 담고 라임 피시소스 드레싱을 곁들이는 산뜻한 메뉴다.
불맛 가득한 그릴 요리가 요즘 미국 식문화의 진취적인 면을 보여준다면, 오븐에서 갓 구워낸 따뜻한 빵 냄새는 우리를 짙은 향수로 이끈다.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자랐던 어린 시절을 떠올려 보면 칠리스(Chili’s)나 애플비(Applebee’s) 같은 체인 레스토랑이 우후죽순 생겨나던 시기가 있었다. 맛은 예측 가능했고 꽤 괜찮았지만, 우리 가족이 정말 마음을 두었던 곳은 동네의 작은 로컬 식당들이었다. 그곳에는 끝내주는 딥디시 피자, 그리고 ‘스트롬볼리(Stromboli)’라는 마법 같은 메뉴가 있었다. 샌드위치도, 칼초네도, 피자도 아니지만 그 세 가지의 매력을 묘하게 다 가지고 있는 이 음식은 단숨에 우리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스트롬볼리는 이탈리아식 빵 반죽과 염장육을 쓴다는 점에선 샌드위치 같고, 반죽을 접어 굽는 방식은 칼초네를 닮았으며, 모차렐라와 마리나라 소스가 들어간다는 건 영락없는 피자다. 이 기묘하고 매력적인 하이브리드 요리의 탄생은 대공황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탈리아 이민자였던 나자레노 로마노(Nazzareno Romano)는 석공 일을 하다 가족의 빵집에서 일하게 되었는데, 생계를 위해 필라델피아 길거리에서 마차를 끌고 피자를 팔았다. 훗날 펜실베이니아주 에싱턴에 자신의 피자 가게를 연 그는 빵 반죽 주머니에 염장육과 피망, 치즈를 채워 굽는 실험을 했고, 약간의 시행착오 끝에 메뉴판에 이름을 올린 것이 바로 스트롬볼리의 시작이었다.
50년대의 이 소박한 반(半)수제 요리는 지금 다시 유행할 자격이 충분하다. 굳이 빵 반죽을 직접 할 필요 없이 시판 피자 도우를 활용해도 좋다. 오리지널은 얇게 썬 햄, 카피콜라, 피망, 모차렐라를 듬뿍 넣지만, 간 이탈리안 소시지를 볶아 넣거나 신선한 피망 대신 매콤한 절임 고추를 넣어 변주를 줘도 훌륭하다. 어떤 조합을 시도하든 실패하기 힘든 구조다. 오리지널에는 마리나라 소스가 곁들여지지 않았지만, 소스에 푹 찍어 먹는 걸 즐긴다면 꼭 추가하길 권한다.
만드는 법은 꽤 직관적이다. 밀가루를 살짝 뿌린 작업대에 도우를 올려 약 10×14인치 크기의 직사각형으로 밀어준다. 여기서 중요한 팁 하나. 토핑을 올리고 반죽을 말기 전에 미리 양피지를 깐 베이킹 시트 위로 도우를 옮겨두는 것이 좋다. 속이 꽉 차서 묵직해진 굽기 전의 반죽을 나중에 옮기려다간 모양이 망가지는 대참사가 일어날 수 있다. 반죽의 아래쪽 절반에 속재료를 가지런히 올리고 소스를 바른 뒤 모차렐라 치즈를 뿌린다. 나머지 위쪽 반죽을 덮어 가장자리를 꼬집어 단단히 봉하고, 굽는 동안 스팀이 빠져나갈 수 있게 구멍을 몇 개 뚫어준다. 마지막으로 겉면에 녹인 버터를 듬뿍 발라 화씨 400도(섭씨 205도)로 예열된 오븐에서 30분 정도 구워내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당신만의 마스터피스가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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